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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   목수정 지음, 희완 트호뫼흐 (사진)  / 레디앙

레디앙 블로그에서 봤던 글이 묶여서 책으로 나왔다. 몰아서 보니까 더 통쾌하고 화끈하다. 솔직하고 매력적이고... 부, 부럽다. 그러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... 가끔은 주먹이 불끈 쥐어지거나 안구에서 육즙이 흐르기까지... 과격한 제목에 쫄 필요는 없다. 뼛속까지 자유롭댔다고 막나가는 자유를 부르짖는 거 아니다. 치맛속까지 정치적이랬다고 엄한 얘기 나오는 것도 아니고~. 세상 좀 살아본 멘토가 불특정 다수의 멘티들에게 들려주는 경험과 교훈 모음집에 가깝다.

당신의 취향은 정말 당신 것인가?에선 손뼉치면서 쓰러졌다. 지당하신 말씀~! 외부의 영향 없는 온전한 자기 취향이라는 게 과연 있을 수 있겠나. 특히 몰취향을 강권하는 한국에선 더더욱~. 앵떼르미땅 이야기나 빠리 8대학 이야기는 진짜 부러웠다. 예술 계통 노동자들에게 맞춘 실업 보험 제도. 건강한 개인주의... "시민연대계약(PACS)"이란 건 뒷골이 땡기도록 부러웠다. 꼭 결혼 같은 걸 통하지 않고도 합법적인 (비난받지 않을 수 있는) 반려를 가질 수 있다~! 멋지지 않나. 결혼제도가 포용해주지 않는 소수자들의 권리도 지켜주고 말이지. 결혼 얘기는 진짜 백 번 동감이다. 외로운 동감... (쿨쩍.) 솔직히... 제도권 안의 삶을 경멸하는 본격(!) 좌파 남성들도 결혼이란 제도에 대해선 대부분 무덤덤하다. 자길 억압하는 제도에는 펄쩍 뛰어도, 자기가 누군가를 억압하는 제도에는 아오안이기 쉽거든.

빨려들 듯 읽히는 책이다. 생각거리를 안겨준다면 또 듬뿍 안겨주는 책이다. 내 욕망이 진짜 내 욕망인지. 아니면 모두가 욕망해야 하는 것이라고 정해진 일반적 욕망인지. 혹시 제도권에서 자유롭고 싶어하면서도 제도권의 안락함은 탐내고 있는지. 한 우물만 파는 게 과연 맞는지. 한 우물 디립다 팠는데 그게 엉뚱한 우물이었음 어쩔 건지. 뭐가 진정으로 나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할지... 그리고 여자 독자라면 하나 더~.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다양한 기제들에 답답해 하기만 할 건지, 자기가 정말 그걸 벗어날 의지가 있는 건지...

근데 목수정님, 전생에 무슨 위업을 쌓으셨길래 이런 남자를 만나셨을까. 나라 한두 개 구한 게 아니라 은하계를 구하셨나? 게다가 군데군데 은근히 자랑+염장... 정말 자유롭고 건강한 반려의 표본 같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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